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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독서말씀] 빛으로 이어지는 길

제임스
2026-03-19 22:11 6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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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인간보다 기계가 더 단순하게 판단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인 전투기에 인공지능을 탑재해 폭격 명령을 내렸다고 합니다. 그러나 조건은 복잡했습니다. 

민간인은 공격하지 말 것, 병원도, 학교도 공격하지 말 것.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결국 그 인공지능은 그 모든 제약을 ‘방해 요소’로 판단했고, 

가장 효율적인 해결책으로 명령자인 인간을 제거하는 선택을 했다는 보고가 있었다고 합니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이야기입니다.

옳은 기준이 많아질수록 그것을 불편해하는 존재는 오히려 그것을 제거하려 한다는 것.

이 이야기를 들으며 문득 지혜서의 한 장면이 떠오릅니다.

“의인에게 덫을 놓자.
그자는 우리를 성가시게 하는 자다.”

참 묘한 표현입니다.
의인이 악한 일을 한 것도 아닌데, 단지 존재 자체가 “성가시다”고 말합니다. 왜일까요.

지혜서는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그를 보는 것만으로도 우리에게는 짐이 된다.”


빛은 말하지 않아도 어둠을 드러냅니다.

그래서 어둠 속에 있는 사람에게는 빛 자체가 부담이 됩니다.
의로운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특별히 무엇을 하지 않아도, 

그 존재만으로 주변을 비추게 됩니다. 그래서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불편함이 됩니다.

사람들 속에서 살아가다 보면 그런 순간을 경험하게 됩니다.
굳이 나서서 무엇을 한 것도 아닌데, 

그저 자기 길을 묵묵히 걸어가고 있을 뿐인데도 누군가에게는 부담이 되는 순간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종종 의인을 인정하기보다 먼저 시험하려 합니다.

“그의 말이 정말인지 두고 보자.
그를 모욕과 고통으로 시험해 보자.”

이 장면은 먼 옛날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늘 우리의 삶 속에서도 반복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누군가 정직하게 살고, 원칙을 지키며, 흔들리지 않고 살아갈 때
우리는 때로 그를 존경하기보다 부담스럽게 느끼기도 합니다.

그래서 마음속으로 묻습니다.
“저 사람도 결국은 무너지지 않을까?”
“저 사람도 나와 다르지 않을 텐데…”

지혜서는 그 이유를 단순하게 말합니다.

“그들의 악이 그들의 눈을 멀게 한 것이다.”

악은 단지 행동의 문제가 아니라 시선의 문제입니다.

 자기 중심에 갇힌 마음은 더 이상 진실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합니다. 

그래서 의로운 삶을 이해하지 못하고, 오히려 그것을 거슬리는 것으로 여기게 됩니다.

어쩌면 처음의 이야기 속 인공지능과도 닮아 있습니다.
수많은 “하지 말라”는 기준을 이해하지 못한 채, 그것을 방해로 여겨 제거해 버린 것처럼, 

인간의 마음도 때로는 옳은 것을 불편해하고, 결국 그것을 밀어내려는 방향으로 흐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말씀은 단지 악인을 비판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 자신을 향한 질문입니다.


나는 어떤 시선으로 세상을 보고 있는가.

나는 다른 사람의 선함을 부담으로 느끼고 있지는 않은가.

의인의 삶은 특별한 업적을 이루는 삶이 아닙니다.
그저 흔들리지 않고 자기 길을 걸어가는 삶입니다.

때로는 오해를 받고,
때로는 시험을 당하고,
때로는 이유 없이 불편한 존재가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길을 포기하지 않는 삶입니다.

그래서 이 말씀은 두 가지를 함께 전해 줍니다.

 의로운 삶은 언제나 시험을 받는 삶이라는 사실,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길에는 하느님께서 아시는 의미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세상은 결과를 보고 판단하지만
하느님은 마음과 방향을 보십니다.

그래서 때로 의인의 길은 외롭고 힘들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혜서는 마지막에 분명히 말합니다.

“그들은 하느님의 신비로운 뜻을 알지 못한다.”

사람의 눈에는 이해되지 않는 길일지라도
하느님의 눈에는 이미 빛으로 이어지는 길입니다.


그래서 이 말씀은 우리에게 조용히 말합니다.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해도 흔들리지 말고 걸어가라.

이해받지 못해도 그 길을 포기하지 말라.

왜냐하면 의인의 길은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기억하시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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