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복음 말씀] 나도 너를 단죄하지 않는다
본문
오늘 복음은 단순히 한 여인의 용서 이야기로 끝나지 않습니다.
이 장면은 우리 안에 있는 세 가지 모습을 동시에 드러냅니다.
곧 돌을 들고 있는 사람, 가운데 서 있는 사람, 그리고 침묵하시는 예수님입니다.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한 여인을 끌고 옵니다.
그리고 그 여인을 가운데 세워 놓습니다.
그 장면을 떠올려 보면 참 냉정합니다.
한 사람의 삶이, 한 사람의 죄가,
사람들 앞에 드러난 하나의 사건으로 바뀌어 버린 순간입니다.
그들은 묻습니다.
“모세는 이런 여자를 돌로 쳐 죽이라고 했습니다.
스승님 생각은 어떠하십니까?”
이 질문은 단순한 질문이 아닙니다.
율법을 지킬 것인가, 자비를 베풀 것인가.
예수님을 함정에 빠뜨리려는 질문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곧바로 대답하지 않으십니다.
몸을 굽히시고 땅에 무엇인가를 쓰십니다.
이 침묵이 참 의미 깊습니다.
사람들은 판단을 서두르지만,
하느님은 침묵 속에서 먼저 바라보십니다.
그리고 한마디를 하십니다.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돌을 던져라.”
이 말씀은 상황을 완전히 바꾸어 놓습니다.
사람들은 여인의 죄를 보고 있었지만,
예수님은 그들의 마음을 보게 하십니다.
그 순간 사람들의 시선이 바뀝니다.
여인을 향하던 시선이
자기 자신을 향하게 됩니다.
그래서 성경은 말합니다.
“나이 많은 자들부터 하나씩 떠나갔다.”
왜 나이 많은 자들부터였을까요.
아마도 살아온 시간이 길수록
자신이 죄 없는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더 잘 알기 때문일 것입니다.
결국 모든 사람이 떠나고,
예수님과 여인만 남습니다.
이 장면은 신앙의 핵심을 보여 줍니다.
사람들 앞에 서 있던 한 사람이
이제 하느님 앞에 서게 된 순간입니다.
예수님은 묻습니다.
“너를 단죄한 자가 아무도 없느냐?”
여인이 대답합니다.
“아무도 없습니다.”
그때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나도 너를 단죄하지 않는다. 가거라.
그리고 이제부터 다시는 죄짓지 마라.”
이 말씀에는 두 가지가 함께 담겨 있습니다.
하나는 용서이고,
다른 하나는 새로운 삶에 대한 요청입니다.
예수님은 죄를 가볍게 여기지 않으십니다.
그러나 죄인 자체를 버리지도 않으십니다.
죄는 분명히 죄이지만,
그 사람은 여전히 다시 살아갈 수 있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용서는 단순한 면죄가 아니라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용서입니다.
이 복음 부분은 세 가지 질문을 더집니다.
나는 혹시 돌을 들고 있는 사람은 아닌가.
다른 사람의 잘못을 쉽게 판단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나는 혹시 가운데 서 있는 사람은 아닌가.
누군가의 시선 속에서, 죄와 부끄러움 속에서 있는 사람이 나 자신이 아닌가.
그리고 나도 예수님처럼
판단하기 전에 침묵하며 바라볼 수 있는가.
결국 이 복음이 우리에게 전하는 가장 깊은 메시지는 이것입니다.
하느님 앞에서는
돌을 던질 수 있는 사람도 없고,
버려질 사람도 없다.
다만 남는 것은 하나입니다.
용서받은 사람이 다시 살아가는 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마지막 말씀은
우리 모두를 향한 말씀입니다.
“나도 너를 단죄하지 않는다.
가거라. 그리고 이제부터 다시는 죄짓지 마라.”
판공성사 보시기 전에 성찰하면서 되새겨보면 좋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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